#title 아연 주간 뉴스 단평 2020-10-18 #author 아나키스트 연대 #SORTtopics 민주노총, 노동조합, 미혼모, 태국, 입헌군주제, 반정부 시위 #date 2020년 10월 18일 #source [[https://blog.naver.com/anarchistleague/222119312340]] #lang en #pubdate 2021-04-05T16:54:08 *** 1. [민주노총이여노동의큰희망이여노동자주인되는날까지힘차게투쟁하여라] ​선거철이 되기는 되었나 보다. 올 연말 있을 민주노총 직선 임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 산하 공공기관 노조”들이 토론회를 열고, “민주노총이 시대착오적인 투쟁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의 소위 “사회적 대화” 참석 및 합의 여부는 김명환씨 체제 아래에서 꾸준히 뜨거운 감자였고, 이름만 바꾼 형태의 노사정위 참석, 합의안 의결 여부로 대의원대회만 두 번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모든 대의원대회에서는 “사회적 대화”가 모두 부결되었다. 그리고 김명환씨는 조합원이 직접선출하여 부여한 위원장 직위를 값싸게도 내던지고 야인으로 돌아가셨다. 토론회에 참가한 패널들께서는 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강경노선”을 비판한다. 그렇다면 규약 상 민주노총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가 이 정세에서, 지금의 정부의 태도 아래에서 “사회적 대화”를 부결했는데, 민주노총의 집행부가 대의원대회의 명확한 의사표명을 부인하고 또 다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인가? 패널들께서 원하시는 것이 민주적 노동조합이 맞기는 한가? 물론, 승리하는 그때까지 결코 타협하지 않고 투쟁, 투쟁, 또 투쟁해야 한다는 “투쟁무새” 노릇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노동조합은 언제나 다음의 투쟁을 준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타협과 교섭과 대화하는 것 역시 조직의 중대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운동을 필자보다 더 오래해 오신 선배들께 이 정도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금 인지시켜드려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투쟁이 없이는 유의미한 교섭은 가능하지 않다. 투쟁이 있어야 교섭도 열리고, 투쟁이 있어야 합의도 만들어진다. “사회적 대화”를 하나의 “교섭 전술”로 사용하고 싶다면, 사회적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대정부 교섭을 하고 싶다면, 대정부 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글을 쓰다보니, 노동조합운동의 선배들께 너무나도 무례하고 원색적인 비난을 가한 것 같다. 이 선배님들이 이토록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실 리가 없는데 말이다. 오랜 투쟁에 지치고, 끝이 보이지 않는 투쟁의 길이라는 것은 괴로운 것이기에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리고 그렇다면, 각자의 현장에서 조용히, 투쟁이 빠진 대화와 교섭을 만드시면 되지 싶다. 우리는 아직 지치지 않았고 충분히 괴롭지 않기에, 더욱 더 힘찬 투쟁을, 이에 기반한 합의를 조직하겠다. “아나키즘적 조합주의자들은 결코 정치적 투쟁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이 투쟁 역시 직접 행동의 형태로, 노동계급이 통제할 수 있고,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힘의 수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아나르코 생디칼리슴>, 루돌프 로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2&sid2=251&oid=011&aid=0003810222]]
*** 2. [비대면 해고에 맞선 대면투쟁] ​2020년 10월 18일 기준 열흘 전 10월 8일, 한동대 측의 일방적인 비대면 해고에 맞서 청소 노동자들이 투쟁을 전개한 지 어언 100일이 지났다. 한동대 측은 노동조합을 했다고, 청소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협상에서 노동조합의 자세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조합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그것도 무려 현수막 하나를 내걸고 말이다. 투쟁 100일차의 한동대 미화분회 노동자들은 자신들과 함께 마찬가지로 정리해고를 당해 투쟁 중에 있던 울산 중앙병원 민들레분회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했다. 수십 명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사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같은 ‘정리해고’ 라는 공통점을 가진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투쟁했다. 비록 한동대학교와 울산 중앙병원의 거리와 구성원들의 사정은 다를지 모르지만, 자본가의 착취와 국가의 무관심에 맞서 함께하고 투쟁할 수 있음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어떠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숭고한 가치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동대 미화분회 청소노동자들은 박카스 한 상자뿐인 별 것 아닌 선물에도 뛸 듯이 기뻐하면서 함께 연대하러 와 준 사람을 환영했다. 그들은 한 사람의 어머니, 한 사람의 친구였다. 그러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자리, 자신의 생존,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투쟁했을 뿐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웠고 협상했을 뿐이다. 국가와 자본은 이를 내팽개치고 해고하고 억압했으며, 쫓아냈다. 국가는 노동자들의 호소를 무시하고 자본에 부역했으며, 자본은 이에 날개를 달아 마음껏 노동자들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국가와 자본은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그 모든 움직임을 ‘비효율’ 과 ‘합법’ 이라는 이름으로 핍박하고 찍어 눌렀다. 그들이 그 어떤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그것이 국가와 자본에 위협이 되거나 피해가 되는 것 같이 보인다면 즉각적으로 ‘엄벌’을 한다거나 ‘형사 처분’을 하겠다는 둥의 협박과 압박을 내비쳤다. 이로서 국가와 자본은 노동자, 인민에게는 그저 해를 끼치는 존재임이 입증된 것이다. 노동자와 인민은 국가와 자본에 맞서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궁극적인 해방을 이루어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과,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그리고 내 옆에 있는 가장 힘든 사람과 함께 연대함으로서 사회혁명으로 향하는 길에 한걸음 내딛어야 한다. 한동대 미화분회의 투쟁이 승리로 끝날 때까지 아나키스트 연대 역시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의 의지를 더한다.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1769]]
*** 3. [반성해야 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우리다] 지난 16일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 20만 원의 판매 금액으로 자신의 젖먹이 아이를 입양 보내겠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대해 경찰이 수사한 결과 아빠 없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던 미혼모가 입양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자 감정적으로 올렸다고 진술하였다. 해당 미혼모는 양육을 위한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아기 아빠 없이 혼자서 이를 부담해야할 상황이었고, 아이를 입양 보내기 위한 절차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에 현존하는 큰 두 가지의 부조리를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양육의 사회화가 여전히 부재하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현 세대의 부담을 덜도록 다음 세대를 만들어 갈 기본적인 의무를 여전히 방기하고 있다. 둘째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다. 첫째와 같이 사회보장이 부재하고 양육의 부담을 개인들에게 떠넘기는 상황에서 신체적 특성상 필연적으로 여성에게 더 가혹하게 가해질 부담에 대해 안전장치는 사실상 부재하다. 어떤 이들은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를 가지는 일을 개인의 문제로 몰아간다.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난한 자는 낳지도 말고 꾸리지도 말라는 19세기 멜서스식 적자생존 사회를 지향해야 하는가? 양육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다. 진보하는 사회로서 양육의 사회화는 빈곤을 줄이고, 복지를 증진하며 어려운 이들의 부담을 덜기 위함으로의 필요성은 물론 양육의 부담을 본인에게 한정 짓는 것이 역사적으로 여성을 가정에 얽매이게 하여 사회진출을 심각하게 저해하였음을 생각할 때, 이 차별을 종식하기 위해서라도 양육의 사회화는 우리의 의무이다. 이 중 누구도 이번 일에 대해 비난할 권리가 없다. 우리가 지금 해야할 것은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양육의 사회화 담론을 논하는 것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1&aid=0011952050]]

*** 4. [태국 국왕 라마 10세는 사랑을 구걸하지 말라] ​태국 정부의 시위 금지령과 대중교통 폐쇄에도 굴하지 않은 수많은 태국 시민들이 연일 반정부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4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발언으로 시위대의 의견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시위대에 의하면 쁘라윳 총리는 권력 유지를 위해 선거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왕 라마 10세, 마하 와치랄롱꼰 역시 이를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왕실 반대에서 지지로 전향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3분 가량 방송으로 내보냈다. '신성 불가침'의 태국 국왕의 육성이 이렇게 방영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니 얼마나 현 상황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지를 보여준 일례라고 하겠다. 그는 현 시위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지금 이 나라에는 나라를 사랑하고 왕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랑을 갈구해야 하는 신성 불가침의 존재란 얼마나 처량한가. 국왕이 진정 살아있는 부처이자 신이라면 그가 보살핀다고 하는 이들의 의견을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시키며 길거리에 세워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대포를 뿌려대며 공격할 수 없는 노릇이다. 상대를 죽이려고 하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사랑을 달라고 말할 수 있는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왕가가 태국 왕가이며 그 재산이 46조원에 달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굳이 길게 덧붙이지 않겠다. 관광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국 경제는 코로나19로 무너져 가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또한 태국은 입헌군주제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와치랄롱꼰은 권력을 강화하고 정치에 개입하려는 여러 시도를 행하고 있다. 쁘라윳 총리마저 왕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나오는 중이니 이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랑받는 왕으로 명예롭게 남고 싶은가? 그렇다면 쁘라윳 짜오찬 총리와 함께 국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라. 사랑하는 국민들과 함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노력들을 다하라. 그렇게 하면 구걸하지 않아도, 저절로 태국 국민들은 당신을 한 인간으로 사랑해 줄 것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421&aid=0004932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