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연대
아연 주간 뉴스 단평 2021-02-28
1. [과연 정부는 저출산 해결 비법을 모를까]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0 이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개인이 누구와 사랑을 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 보기에 억지로 출산율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점점 극단적으로 출산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현 사회가 아이를 기르기에는, 나아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기에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통계적 근거이다.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겠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문구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만인에게 행복할 권리, 복지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부는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를까? 만인에게 복지를 보장할 방법을 모를까? 놀랍게도 정부는 민중이 생각하는 것처럼 무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는 굳이 세종시를 예시로 들면서 분석하지 않아도 분명히 만인에게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할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해결 비법을 알아도 실천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거대한 권력 기관인 정부는 군사력, 강제력, 행정력 등 자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본에 의지해야 하며 이의 상당량은 소수 자본가들이 독점하고 있다. 정부가 만인에게 복지를 보장하려면 단순히 부유한 중상류층에게 세금을 부여하는 정도가 아니라 소수 자본가들의 자본을 직접적으로 징수해야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를 절대로 윤허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아무리 민중의 압박을 받아도 결국에는 자신들의 진정한 주인인 자본가들을 거스르지 못하고 복지 정책을 한다면서 증세하고 이를 비효율적으로 낭비할 것이다. 이는 민주당, 국힘당 어느 누구가 집권하더라도 똑같을 것이며 아무리 선량하고 민중을 위하는 사람들이 대통령과 의원이 되어도 자본이 정부를 짓누르는 힘은 어마무시하므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즉, 민중은 정부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
그러면 민중은 어떻게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만인에게 행복할 권리, 복지를 얻을 수 있는가? 단순화해서 설명하자면 민중이 국가와 자본가들에게서부터 자본으로 취급되던 생산수단과 토지, 자원을 쟁취하여 자주적으로 협의하여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분배해야 한다. 우선 민중 복지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협의하는 것은 민중이 모두 모여 논의해야 하는 것이기에 뒤로 제쳐두겠다. 그렇다면 민중이 실제로 국가와 자본가들로부터 생산수단과 토지, 자원을 어떻게 쟁취해야 하는가? 바로 민중이 단결하여 총파업 투쟁을 해서 자본가들에게 독점하고 있는 생산수단과 토지, 자원을 사회화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민중 없이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자본가들은 무언가를 생산하여 수익을 내지 못하므로 민중 속으로 돌아와 한명의 노동자가 되거나 사회에서 추방될 것이며, 자본에 의존하던 국가 정부는 무너지고 민중이 자주적으로 직접 정치를 하는 새로운 사회가 세워질 것이다.
물론 현 사회를 살아가는 민중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애초에 어떻게 단결할지부터가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단순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국가 정부들이 입을 모아 만들어낸 상대에 대한 혐오, 멸시, 증오는 현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여성과 남성,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젊은층과 중년층, 한민족과 다민족, 경상도와 전라도,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수많은 방면으로 혐오와 멸시는 현 사회에 자리잡아 민중을 현혹한다. 현혹된 민중은 서로가 얼마나 다르고 그 다름이 얼마나 틀렸고 역겨운지를 설토한다. 그러나 그렇게 서로간에 혐오를 열변해도 민중은 같은 인간이다. 매해 편히 자고 편히 먹고 편히 쉬고 싶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종종 즐기고 싶어한다. 자신이 아프면 누군가 보살펴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이가 있으면 그 사람이 건강하고 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여태껏 혐오해왔던 다름을 직시하면 그 다름이 왜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국가들이 만들어낸 혐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지난해 인구 첫 자연감소…한해 출생아 20만 명대로"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25376
"서울의 2배…출산율 1위 세종시의 비법은?"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today/article/6099622_34943.html
2. [동일하다고? 뻥 치지 마라]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직장인 평균 소득 조사에 의하면 "여성 직장인 평균 소득은 236만, 남성은 360만 원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월 124만 원 가량의 임금을 적게 받고 있는 셈이다.
한편, 여기 2010년부터 지금까지 10년 여를 싸워오고 있는 노동조합이 있다. KEC의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의 이야기다. 자세한 투쟁의 내용을 줄줄이 늘어놓지는 않겠다. 그 이야기는 아래 참세상의 기사로 갈음한다. 다만, 이 KEC는 채용시부터 여성을 "무조건 한 등급 낮은 최하위 직급으로 채용한다." 더불어 "1988년 이후 입사한 직접 생산부서 노동자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관리자 직급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이렇게 벌어진 직급의 차이는 고스란히 임금의 차이로 이어지는데, "월 33만 원에서 56만 원까지"의 임금 격차가 그것이다.
가끔 넷상에 넘쳐 흐르는 여성혐오적, 여성의 노동에 대한 혐오적 발언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기가 찰 정도이다. 이만하면 여성들의 임금도 남성과 균등한 수준까지 향상되지 않았느냐고 한다. 아니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위험한 노동을 기피하니 당연히 임금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한다. 아니다. 여성들도 남성과 동일한 생산 라인에 서서 일을 한다. 하지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승진을 하지 못하고 돈을 덜 받아야만 한다. 여성이 정말로 남성에 비해 '덜 위험한' 노동을 하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언제 떨어져 터져 죽을지 모를, 언제 감전 당해 타 죽을지 모를, 언제 위에서 쇳덩이가 떨어져 깔려 죽을지 모를, 언제 높은 곳에서 떨어져 운이 나쁘면 평생을 병상에 누워서, 운이 좋으면 머리가 터져 죽어야 하는 그 일터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35년 여를 싸우고 있는 김진숙은 무엇이란 말인가.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자. 지금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부당한 차별을 일상적으로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단 임금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총체적인 문제이지만, 이 모든 것의 중점에 자리 잡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기에 우선 경제 측면에서의 이야기만을 여기 남겨 놓는다. 눈 돌리지 말자. 모르는 척 하지 말자. 같은 일을 했으면 같은 돈을 받아야 한다.
"女 직장인, 男보다 '124만원' 덜 벌어"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2&sid2=251&oid=003&aid=0010360939
"KEC 10년의 투쟁, 그리고 남아있는 성차별"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68741
"KEC 성차별, '관행이' 저질렀다는 검찰" :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2641
"잔인한 사람들, 잔인한 정부... 김진숙을 복직시켜라"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172221001
3. [무노조 선진경영이 정말 선진경영이었다니 이건희 당신은 도대체...]
얼마전 지옥으로 돌아가신 이건희 회장께서, 선친의 유지인 무노조 경영을 승계-강화하여 “선진경영”을 행하실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노조 건설을 시도하던 노동자들의 전화를 도감청하며 조직을 예방하고, 겨우 만들어진 조직이 있으면 대표자에게 돈을 쥐어주며 회유하고, 회유에 넘어오지 않으면 해고하고, 그래서 싸우다 죽으면 혹여나 그룹이 욕먹을까 빈소를 침탈하여 시신을 탈취하던 그 모습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하다.
이건희 회장님이 이러한 경영을 “선진경영”이라고 주장하셨을 때, 솔직히 비웃었다. 유럽에 진출해서도 무노조 선진경영을 이어가려다 영국 노동청에게 영국에 노조 없는 기업은 필요없으니 나가라는 통보를 받는 것을 보았기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드디어 시대는 이건희 회장님을 따라잡았고, 그분의 “선진경영”이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는 모양이다. 말 그대로 다국적기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가, 자사 노동자들의 조직을 막기 위해 회장님의 “선진경영”과 같은 기법을 도입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맥도날드는 자사 직원들을 감시하고, SNS 허위 계정을 만들어 접근해 정보를 빼내고, 그들을 직원과 기업의 보안에 대한 위협이라고 정의하면서, 혹여나 있을 노동조합의 결성과 파업과 시위를 방지하려 했다.
어디 맥도날드뿐이겠는가. 본사건물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자 모두 해고한 후, 복직투쟁 60일이 넘자 그룹본사 건물만 빼고 다른 LG소유 건물에서 노동조합하라는 안을 던진 LG그룹. 수년간 노조 건설 시도에 해고로 맞서다, 마침내 노조가 건설되려하자 자사 명의로 노동조합에 대한 악선전을 내어놓은 아마존. 독일에 공장을 인수하자마자 단체협약 해지통보를 날리고 노동조합과의 협약을 거부하는 패기를 보여준 테슬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글로벌대기업이라는 곳들이 하나같이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노동자의 자발적 조직을 방해하려는 모습들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 않은가.
이건희 회장님은 참으로 선견지명이 있으셨다. 자본가들이 사회적 부인 생산수단에 대하여 자기의 사적소유라 선언하는 한, 국가가 그들에게 부역하며 그 ‘소유권’을 옹위하는 한 노동자와 자본가의 계급적 투쟁과 대립은 필연적이고 지속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노자간 대립에서, 자본가들에게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건설하여 그 물적 지반에 따라 공고하게 단결한 노동조합”만큼 위협적인 것은 없다.
그리고 이 노자간의 대립에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했다. 이 계급전쟁에서 자본의 승리를 위하여 노동조합을 삭초제근하신 이건희 회장님의 혜안에 다시금 경의를 표하며, 우리 또한 우리의 승리를 위하여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건설한, 본인의 이익을 최대한 대변하는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현장에서의 공고한 투쟁을 만들어나가겠다.
"노동자 기본 시급 인상 캠페인에 참여한 직원들 감시한 맥도날드" :
https://www.boannews.com/media/view.asp?idx=95196&kind=
4. [미제는 결국 언제나 미제다. 물론 압제자들도.]
미국에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확대하는 법안이 미국 기준 25일 통과됐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소위 '인권' 을 수호하기 위해, 그리고 개혁적 면모를 보이기 위해 온갖 힘을 쏟아붇고 있다. 이번 성소수자 권리 확대법안, 일명 '평등법' 또한 그런 취지에서 통과된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비록 법률에 얽메인다는 한계가 있을지언정, 분명 성소수자들의 투쟁과 연대를 통한 성과임은 분명하다. 보여주기식이긴 하지만 말이다. 결국 구조적 폭력과 억압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미국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허가하면서 이란과 연관돼있는 민병대 시설임이 확신한다며, 이란에 대고 '조심하라' 라는 강렬한 협박까지 내세우면서 군사행동에 나섰다. 그들은 미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마음대로 타국을 침범하면서 폭격을 해대며, 그것더러 '정의' 라고 포장함과 동시에 민주주의의 확립을 위한 수단이라 선전한다.
이란 신정 파쇼들과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쓰레기같은 국가주의적-전제주의적 면모를 넘어 미제는 여전히 제국주의적 야욕을 버리지 못했다. 그들은 인민에게서 빼앗은 무력을 독점하여 다른 땅의 인민을 폭격하는데에 사용하며, 그들이 개입하는 모든 곳에서 그곳에서 투쟁하는 인민들이 자국의 억압과 압제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해놓고선 언제나 실패를 반복하며, 선거에 써먹으면서 '자유를 배달' 했다며 자화자찬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선거와 정권을 위해 개혁적 면모를 표방하는 그 모습과, 타지의 인민을 마음대로 폭격하는 미제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규탄한다. 동시에 미제의 폭격에 맞선답시고 인민을 억압하며 국가주의적 폭력을 통해 인민을 짓누르는 시리아 등지의 압제자들 또한 규탄한다.
그렇게 모두까기를 해서 되는 것이 뭐가 있겠냐고 할 수 있을 것이나, 압제는 압제다. 자유에는 편이 없다. 미제와 중동의 압제자들 모두 자유를 억압하는, 혹은 교묘히 압제를 개혁으로 포장하는 작자들 일 뿐이다.
"미 성소수자 권리 확대법안 하원 통과...고용•주거 등 차별금지" :
http://yna.kr/AKR20210226080600009
"첫 군사행동 승인 바이든, 이란 향해 "조심하라" 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