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 안 사요]

이제 와서 자기네들 좀 다시 사 달라는 모양새가 참으로 애처롭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완패, 참패한 뒤 '후보를 공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를 하는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 말이다. 이들이 애처로운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씩 좀 살펴보자.

첫째, 누구나 이 생각부터 들었을 것이다. 왜 그때가 아니라 지금 와서 이러지? 정말로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동에 대해 당 차원에서 반성을 하고 그로 인해 초래된 여러 파장 및 사회적 손실을 생각했다면 지금이 아니라 박영선 후보가 출마하겠다고 설치던 그때 이야기를 꺼냈어야 했다. 그때는 차마 다선의원들의 입김에 그런 말을 꺼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당 지도부에 반기라도 들었다는 말인가? 그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면 애처로운 법이다.

둘째, 혹시 초선의원님들, 당의 의견을 받들어 총알받이 몸빵으로 이런 쇼 하셨는지? 그렇다면 여러분의 그나마도 희미한 그 존재 의의가 어디에 있는지? 당에 뇌를 맡겨두고 '가라! 피카츄! 몸통박치기!'하면 언제든 뛰어드는 분들이 애처롭지 않을 리 없지 않은가. 이렇게 안 하면 다음 번 공천은 없다고 누가 협박이라도 하셨나? 만약 그래서 이런 쇼를 하셨다면, 스스로의 능력으로 의원을 할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이니 애처롭고, 협박 받고 자유를 박탈당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시니 더 애처롭고, 참 드릴 말씀이 없다.

이번 선거의 결과가 말하는 민심은 너무나 명확하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다 개 같은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더 짜증나니까 엿 먹어 봐라"이다. 이걸 가지고 또 말잔치 좋아하시는 호사가들이 '20대 남자가 극우네~', '20대 여자는 TERF나 찍는 혐오주의자들이네~' 어쩌고들 하고 계시는데, 그냥 아직 선거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울며 겨자먹기의 상황에서 더 좆같은 새끼들 찍은 거지, 이걸로 제발 헛소리들 좀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 박노자 선생을 위시한 멍청한 당신들 이야기 하는 게 맞다.

이번에는 아직 많은 대중이 선거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 선거로 마음에 안 드는 놈들 엿 먹이겠다는 선택지 외의 다른 길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 아나키스트 연대 역시 이 점에 대해 더 많은 대중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는 데에 모든 열과 성을 다 하지 못했으니 엄중한 평가와 반성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고 정치로 우리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모든 이를 한 데 모아내기 위해 전진할 것이다. 때문에 지금 여기서 우리는 정치병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한다.

"아, 안 사요."

https://n.news.naver.com/article/629/0000076601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427308

2. [언제부터 정부가 자치의 필수요건이었나]

한국의 대학들에서, 총학생회가 세워지지 않고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연합뉴스>는 이것이 학생 자치가 상실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창구가 사라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정작 기사에서는, “(학생 자치에)관심이 많아서 선거 불참으로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라거나, “총학생회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학생대중들의 의견이 표출된다. 대학사회에서의 자기 삶을 꾸려가는 데에 있어, 총학생회라는 유사정부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왜 스스로 다스리는 것(자치)이 아닌가.

무엇보다, 언제부터 총학생회가 자치의 기구였는가. 학생자치를 표방한 것은 맞았을 수 있는데, 학생대중의 “삶”에 필요한 것 중 총학생회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었는가. 예산결정에 개입할 도리가 없는 한, 등록금 결정이건, 학교생활의 행정적 개선이건 꾀할 도리도 없다. 행사를 주관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지금의 대학 사회에서 무슨 행사가 학생대중의 참여를 불러올 수 있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총학생회가 학생 자치에 필연적인 기구라고 주장하는 기사에서마저도, 대학 축제,를 쓴 후 다른 행사가 떠오르지 않았는지 “등”을 바로 붙였겠는가. 학생회 이름으로 정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데, 솔직히 정치를 하건 학생 복지를 하건 아니면 뭘 하건, 그것에 학생대중이 참여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총학생회가 실질적으로 학생대중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학생자치를 이룰만한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총학생회의 등록금투쟁이나 교내 현안 해결을 위한 투쟁에, 총학생회 주관의 행사에, 총학생회의 사업에 학생대중들이 직접 참여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어차피 학생대중들이 직접 참여해야 자치할 수 있다면, 굳이 총학생회라는 대리인을 둘 이유는 또 무엇인가.

7-80년대, 민주적 총학생회를 세우고자 하였던 학원민주화투쟁은, 군사독재의 치하에서 민주적 정부를 세우고자 하는 시민적 열망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학교가 선정한 어용 대리인이 아니라, 학생들의 총투표로, 학생들이 세워올린 학생들의 대리인을 선정하고자 했던 운동이었다. 하지만, 군사정부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문민정부를 세운 것이 인민의 자유로운 삶을, 사회의 민주적 운영을 세워내지 못했던 것처럼, 학생의 총투표로 세워올린 민주적 총학생회도, 학생들의 삶을 바꾸지 못했다. 자치를 수립하지 못했다.

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대학에서의 학생자치는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총학생회가 세워지지 않았기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1년에 단 1주일, 총학생회 투표일에만 “자치”하고, 그것으로 학생자치의 근간이 마련되었다고 믿고 안심해온, 그 환상이 깨어지고, 애초부터 흔들리고 있던 현상을 마주하게 되는 것에 가깝다.

이제, 학생 자치를 세우자. 학생 총회를 준비하자. 학생 조합을 조직하자. 총학생회 따위의 대변에 기대어가는 자치가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직접 내고, 자기 요구를 직접 학교에 전달하고, 그것을 관철하기 위한 방안들을 직접 고민하는, 제대로 된 자치를 세워내자.

"사라지는 대학가 총학생회...학생자치 '흔들'"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3&sid2=245&oid=001&aid=0012319588

3. [조합이 우리를 강하게 하리라]

얼마 전, 세계 굴지의 초 거대기업 아마존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지난 모든 세월동안 무노조 경영을 경영원칙으로 삼았던 아마존에게 있어, 이는 중대한 문제였다. 아마존 노동자들은 겉보기로는 훌륭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회사에 의한 선전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으며, 베시머 사업장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시도를 벌여왔다.

당연하지만 사측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마존은 노조가 설립된다면 오히려 고용이 불안정해진다느니,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대변하지 못한다느니, 노동조합이 결성돼봐야 사업장이 폐쇄될 수도 있다는 등의 협박을 벌여왔다. 그리고 투표를 감시하려는 시도를 함은 물론이거니와 투표에 있어 거짓정보들을 계속해서 흘려왔다. 그들의 의도는 효과를 봤고, 노동자들에 대한 사측의 협박은 노동조합 설립이 부결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가면 갈수록 노동조합에 대한 열망과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미래를 향한 갈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아마존 노동조합은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노동조합 조직에 대한 열기는 끊이지를 않고 있다. 오히려 대중은 아마존의 추악한 방해공작에 대한 성토를 계속하고 있으며, 심지어 의회의 정치꾼들조차도 이에 편승하여 연일 아마존을 때리는 척이나마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확고히 알 수 있다. 노동조합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노동조합은 그 존재 자체로, 혹은 그것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만으로 자본가들과 국가권력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이를 눈앞에서 목격했으며, 이제 다음 차례는 한반도 남쪽의 이 땅이 될 것이다. 조합이 우리를 강하게 하리라.

"아마존, 노조 설립 무산됐지만..."노동법 개정" 후폭풍 거세" :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9053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