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연대
아연 주간 뉴스 단평 2021-05-03
1. [재앙아, 나도 고소해라]
문재인 대통령, 이라는 표현도 우습다.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부르려면 문재인이라는 인물이 현행법상 자연인이 아닌 행정기관의 하나임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라는 말이 조금 포괄적인데,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법인격을 지니지 않는' 행정청이라는 이야기다. 행정주체와 행정청은 엄연히 다른데, 간단명료하게 표현하자면 행정주체는 훼손당할 명예 등을 지니고 수틀리면 고소 고발을 할 수도 있는 것, 그리고 행정청은 그런 거 없다, 로 정리할 수 있겠다.
아나키스트 조직인 우리 <아나키스트 연대>가 굳이 왜 부르주아 사법체계의 이론을 살펴보았는지에 대해서는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자기 입으로 "납득 못할 비난도 참겠다"던 문재앙이,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자유)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던 문재앙이,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던 문재앙이 자신과 '여권 인사를 비판하는 전단을 뿌린 혐의'로 30대 남성을 모욕죄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 말한 것을 번복한 것은 둘째 치고, 대통령입네 뭐네 하는 행정기관 주제에 고소를 한 것은 제쳐 두고, 차 떼고 포 떼고, 그냥 너무 찐따 같지 않은가.
어차피 귀 막고 개썅마이웨이 가시겠다는 것 같으니, 대중 역시 당신에게 더 이상 어떤 예의도 지킬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문재앙은 대중의 입을 틀어 막으려는 독재자임이 분명해졌고, 박정희, 전두환이 총과 칼로 대중을 짓이겼다면 문재앙은 세련된 방식으로 자기 손에 피 안 묻히고 법으로 가두고, 벌금 내게 하고, 이어서 손해배상소송 등으로 사람을 스스로 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비단 이번 고소 뿐만이 아니라 문재앙 독재 정부 들어서 빗발쳤던 그 모든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을 생각하면 절대 오류가 있는 표현이 아닐 것이다.
독재자 문재앙, 당신의 그 행정이라는 것이 속속들이 실패작이었음이 드러나고 있고, 이미 대가리가 깨졌는데도 당신을 물고 빠는 몇몇 광신도 외에는 당신 편이 없다. 이제 퇴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이후의 여생, 결코 편안히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하지 말라. 당신 생전, 사후의 역사가 당신을 독재자가 아니라고 기록할 것이라는 그 모든 희망을 버리라. 설령 잊혀질지라도 당신에게 입 막히고 죽어간 그 모든 이들이 뜬 눈으로 살아나 서슬 퍼렇게 지켜볼 것이다.
재앙아, 우리는 네가 독재자임을 계속해 외칠 것이고, 파쇼임을 꾸준히 말할 것이고, 권력의 본질이 이런 것임을 결코 입 다물지 않을 것이다. 나도 고소해라.
"대통령 비난 전단 뿌린 30대 검찰 송치…문 대통령, 대리인 통해 고소"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4301814001&code=940202
2.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최근 테슬라사가 비트코인 투자를 대중에게 부추긴 후 정작 비트코인이 정점을 찍자 매각하여 거액의 수익을 올린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확히는 지난 1월 말부터 테슬라의 CEO이자 트위터의 인기인, 일론 머스크는 비트 코인에 대해 구세대를 대체할 화폐인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꾸준히 비트코인 투자를 사람들에게 장려했다. 이의 말에 혹해서 투자한 사람들 중에서는 실제로 비트코인을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의 근간으로 보고 투자를 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와 달리 전문 주식꾼들이 있는 주식시장 대신 아직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상화폐에 솔깃해하면서 투자를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면서 가격을 올리고 되팔면서 수익도 얻고 함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체제에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늘 그렇듯이 어느 순간 정점에 다다르고 하향세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 일론 머스크 본인은 자신의 비트코인은 안 팔았다는 둥 의도를 부정을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테슬라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투자를 한 것을 이용해서 1천억원대 차익을 창출했다.
앞으로 할 이야기에 대해 미리 선을 긋자면 일론 머스크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대중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부추긴 행위는 온갖 욕을 들어야 마땅한 짓이다. 필자도 결과주의는 별로 안 좋아하기에 결과론적으로 대중이 어마무시한 피해를 봤으니까 나빴다느니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탈중앙화를 내세우면서 정작 사용자들은 실체도 명확히 알기 어려운 불투명한 가상의 ‘화폐’가 현실에 있는 기득권의 금융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인 마냥 떠들면서 사람들을 속인 것 자체가 크나큰 잘못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현시대의 화폐와 금융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현실의 물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런 금융 체계가 기득권을 거스르지 않도록 국가가 국가 권력이라는 폭력을 사용하며 유지하고 있다. 이런 체제 속에서의 가상화폐는 결국 그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며 그저 돈세탁소나 ‘투자’를 빙자한 국제적 도박장이 될 뿐이다. 이런 점을 일론 머스크라는 IT업계의 권위자가 몰랐을 리는 없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게 봐도 가상화폐에 대해서만큼은 그는 세간의 위기를 돈벌이로 활용한 선동꾼 자본가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저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사가 사기꾼스러운 추악한 자본가와 그가 조종하는 기업인 것일까? 우리 모두 비트코인을 그저 멀리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건 모두 다 알 것이다. 금전적인 것에 선동된다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물질적인 미래가 불투명하니까 발생하는 것이며 개개인의 정보 부족이나 ‘어리석음’은 지극히 부차적인 것이다. 특히 판데믹 이후 점점 미래는 커녕 당장 금전적으로 위기를 겪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기만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소위 민생의 핵심이라던 기업은 이 와중에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겠다고 언제든지 노동자들을 해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니까 어떻게 비트코인 이야기에 혹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요즘 일부 언론을 보면 아주 그냥 신나서 일론 머스크와 비트코인 까기에만 정신이 팔렸다. 정작 더 문제가 되는 사건들은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판데믹을 핑계로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행하는 만행도 매우 중요하지만, 잠깐 그래도 의회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올해 초 전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LH 투기 사건과 그 조사 관련 뉴스 보도가 부쩍 줄었다. 아니, 정확히는 간혹 있기는 한데 직접 찾아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왜 은근슬쩍 대중의 눈을 네멋대로 돌리려 하느냐? 대중이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게 정작 수많은 비트코인 비판 뉴스의 댓글들을 보다 보면 항상 LH를 잊지 말라는 댓글들이 보인다. 그만큼 현대의 대중은 더 이상 하찮은 수작질에 속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아나키스트이기에 솔직히 LH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든 청와대가 수사를 하든 의회가 수사를 하든 결국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딴에 의회주의자라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면, 제대로 정부의 행실에 대해 언론보도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https://news.jtbc.joins.com/html/046/NB12002046.html https://www.ytn.co.kr/_ln/0101_202105020501514046
3. [또 기만...이젠 제목 쓰기도 귀찮아진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 로 바꿔주시겠다고 한다. 심지어 법정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까지 한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위대한 정당과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역대 최고의 성군의 하해와 같은 은총에 성은이 망극하다고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해야겠다. 이름을 바꾸고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 진짜로 의미가 있다면 말이다.
노동절은 헤이마켓에서 학살당한 수십 명의 노동자들과 투쟁가들의 기리고, 그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계 노동자들이 스스로 제정한 노동자들의 날이다. 그런데 정부가 어느새 이 ‘노동절’을 빼앗아가더니, 이제는 이 ‘노동절’을 정부가 공인한 이름으로 설정하고는 정부가 정한 ‘법정공휴일’로 삼겠다고 한다. 오만도 이만한 오만이 없다. 파업 노동자를 해산시키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국가주의적 노동정책마저도 기만적으로 실시한 정부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노동절은 제 2 인터내셔널의 정당 정치인들의 것들도, 전위당의 것도, 노동자 국가의 것도 아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것이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정당도, 국가도 아닌 오직 그 스스로로서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그 스스로 뭉친 노동자들이 조직한 노동조합만이, 진정으로 노동절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조차도 쓰기 귀찮아지는 날이 오지 않기를 빈다. 그리고 더 이상 노동절에 경찰, 국가권력이 노동자 대중을 탄압하고 시위를 ‘감독하고 보호하는’ 세상이 아닌, 노동자들 그 스스로가 과거의 투쟁을 기억하며 축제의 장으로서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501036300001?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