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부보다 더 중요한 것]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이 5천억 원이 넘는,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여 화제가 됐다. 김 의장은 "고등학교 때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본인의 성공을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하며 앞으로도 더 큰 환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 자세다. 부富가 자신의 것만이 아니며 모두의 관심 덕분에 이룰 수 있었으니 그것을 나누고 싶다는 것은 분명 일정 부분 우리가 강조하는 상호부조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있다. 아니, 더 막대한 부를 손에 거머쥐고도 어느 것 하나 나누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넘치는 이 사회에서 김 의장의 자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김 의장에게 제안하고 싶어 이렇게 단평을 남긴다.

김 의장이 환원한 부, 그것은 누구의 몫인가. 물론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기회비용을 투자해 배달의민족을 지금에 이르기까지 확장시킨 데에 김 의장의 공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직접 일선에서 땀 흘려 노동한 노동자들의 노동 없이는 단 하나도 가능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김 의장이 분명히 기억했으면 한다. 배달 노동을 하다가 죽어간 수많은 플랫폼 노동자들, 앱을 구축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날을 야근과 철야로 고생한 IT 노동자들, 그 외에도 부지기수의 노동자가 노동을 하며 배달의민족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바로 그 노동의 대가에서 적지 않은 부분이 김 의장에게로 흘러갔음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 금액을 받고 일을 하기로 계약을 맺었으니 남은 부분은 온전히 김 의장의 것이 아니냐고? 아니다. 김 의장 개인에게만 귀속되는 책임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만, 애초에 그렇게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짧은 말로 이유를 대체하도록 하겠다. 김 의장이 "교육 불평등, 문화 예술 지원, 그리고 그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면, 우선 그것을 자신의 노동력으로 직접 실현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자. 누군가의 시혜가 아니라 자신의 정당한 노동에 대한 몫으로도 노동자들은 스스로의 삶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다.

김 의장이 지금껏 '음식 배달 중 사고를 당한 배달업 종사자(라이더)'의 의료비와 생계비로 쓰일 수 있게 기부를 한 것을, 김 의장의 시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상호부조로 이루어질 수 있게끔 하자. 김 의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노동에 대한 만족감도 올라가며 더불어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는 개개인의 삶에의 충만감 역시 높아진다는 것을 말이다. 부디 이 단평이 김 의장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배민 창업자 김봉진 재산 절반 이상 기부...5천억원 넘어" :

https://www.yna.co.kr/view/AKR20210218030400030?input=1195m


2.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 누구를 위한 금융인가?]

최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낫다는 주장을 했다. 이후 코로나에 의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주목하여 매수하기 시작했고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사람들까지 늘어났다. 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준수한 성능의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컴퓨터와 적지 않은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얼핏 보면 흔한 가상 화폐 관련 소식이지만 우리는 이 촌극이 얼마나 자본주의의 비효율성을 낱낱이 고발하는지 알 수 있다. 본래 화폐란 개개인이 보유한 재산을 거래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등장한 것인데 어느샌가 그 자체에 실재하지 않는 가치가 부여되면서 사람들은 화폐로 무엇을 살 수 있는가보다는 화폐 그 자체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현대에는 이런 화폐 중 새롭게 비트 코인 등 가상 화폐가 등장했고 이제 이 실재하지 않는 화폐를 구하기 위해 현대 기술의 집약체 중 하나인 그래픽 카드와 귀중한 자원인 전력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현 체제를 살아가는 개인 입장에서 이렇게 자원을 낭비하면서라도 점점 가치가 ‘올라가는’ 가상 화폐를 확보하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는 못하더라도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하기는 어렵다. 제대로 비판하자면 이렇게 부조리한 경제 체제를 유지하려는 자본주의가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비트 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들이 문제일 뿐인 것 아니냐? 라고 반론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합리적인 수익 및 손실 발생이 일어나는 곳의 원조는 비트 코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중추인 주식 시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단순히 특정 신형 금융 서비스의 문제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근래에 ‘게임스탑’이라는 미국 게임 유통업계의 주식과 관련해서 공매도 작전을 벌이려던 헤지펀드들과 이를 막으려고 단결한 개미투자자들과의 싸움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 싸움 결과 실제로 개미투자자들이 싸움에서 승리를 했는지, 아니면 공매도의 실패를 통해 이익을 노리던 다른 헤지펀드들의 승리일 뿐인지는 함부로 뭐라 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 역시 가짜 ‘가치’를 통한 기괴한 돈놀음일 뿐이다. 주식은 본래 그 기업의 수익전망에 따른 가치를 대표해야 하는 것인데 근래에 보인 게임스탑 주식가의 기괴한 변동은 과연 진정으로 게임스탑의 가치를 대표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이러한 경제 체제는 왜 탄생하였는가?

현대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합리적으로,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고 생산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만 위처럼 알 수 없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런 경제 체제는 결국 이미 대규모의 자본을 축적해둔 소수의 자본가들과 이에 빌붙는 권력가들을 안전한 곳에서 배불리 살찌우기 위해 존재한다. 단순히 ‘노력’을 신봉하며 경제지를 뒤적이며 진작에 노동자의 품에 돌아가야 하는 주식을 구매하여 스스로 배부른 계층이 되려 해도 대부분은 사다리를 오르다가 위쪽에서 사다리를 흔드는 바람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이 우리 노동자들이 일궈낸 기술과 자원을 낭비하게 두면 안된다! 노동자여 단결하라!


"일론 머스크 "현금보다 비트코인 보유하는 편이 낫다"" :

https://news.joins.com/article/23996006

"회사원까지 비트코인 채굴 '눈독'…"한달 180만원 법니다""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21911082448535

"채굴용으로 쓰던 중고 그래픽카드 절대 사지 말아야 하는 이유"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7/2017062785032.html

"공매도를 둘러싼 싸움, 게임스탑 사건" :

https://blog.toss.im/2021/02/02/finance/news/gamestop-shortselling/

"게임스탑, 개미 따라한 공룡 있었다…7800억원 수익 누구?" :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10204/105282827/1


3. [그야 조합원들을 위한 의협이지...]

국무총리 세균맨께서 의협의 무단집단휴진 협박에 대하여, “의협은 누구를 위한 의협이냐”면서, “불법 집단행동에 대하여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하여 좌시하지 않고 단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시었다.

물론, 의협의 소위 ‘총파업’이 불법인 것은 맞다. 대한민국의 노조법은 조정전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정부가 납득할만큼의 교섭기간을 거치고, 정부기관의 조정을 받은 다음에야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당연하게도 그들의 ‘파업’은 불법이다. 의사들의 무단집단휴진을 ‘파업’이라 불러주는 것은 파업 한 번을 하기 위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교섭에 붙잡히고, 현장의 조직을 지키고, 무노동 무임금을 감수하며 진행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모욕인 것도 맞다. 의협의 요구가 사회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인 것도 맞다. 코로나-19로 사회 모두가 고통받고 있을 때, 백신 접종 일선의 의사들의 무단집단휴진이 광기에 가까운 행동인 것도 맞다. 의협이라는 작자들이, 자기가 원할 때에는 되도 않는 ‘파업’을 하면서, 정작 자기 병원 간호노동자들이나 청소노동자들이 파업할 때에는 오히려 ‘불법’을 운운할 작자들인 것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집단 행동을 “좌시하지 않고” “강력하게 단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 역시 집단광기의 소치임 역시 분명해보인다. 정부의 이 무시무시한 “단죄”는, 이번에는 의협을 향했지만, 언제고 인민대중의 자발적 집단행동 전체를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역사에서 계속 그러했고, 앞으로도 계속 말이다.

국무총리는 “누구를 위한 의협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은 당연하게도 의협 회원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만든 직능단체가 의협이고, 의협의 기능은 오롯이 의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사회의 공공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의 방역대책에 복무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 의협에게 그 회원들의 이익에 복무하지 말고 사회 전체의 의료복지에 복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옳다면, 민주노총에게 자영업자와 경제지표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도 옳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독일 민족의 레벤스라움을 확보하기 위해 유대인들을 숙청한 나치 역시 옳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의협의 집단무단휴진 협박은, 역겨운 요구안을 가지고, 가장 동의할 수 없는 시점에 진행하는 집단행동에 대한 협박이다. 하지만, 그러한 집단행동 역시 의사라는 의협의 조직구성원을 대표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인민대중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조직이, 그 구성원의 이익을 대변하여 자발적으로 집행하는 집단행동의 자유는 어떠한 이유로도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의사들의 집단무단휴진을 부정하고, 단죄하는 것은, 그들의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는 인민대중의 조직이어야 한다. “법”이나, “정부”나, 그들이 독점하고 있는 “행정력”이 나설 때가 아니다.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개새끼에게도 짖을 자유는 있다.


"정세균 "누구를 위한 의협? 불법 집단행동시 단죄""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88&aid=0000689423


4. [역겨움의 연속]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군부세력의 패악질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외신의 보도에서 처음 실탄사격 보도가 나온 이후, 이제 그들은 실탄사격을 결코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최소 4명의 미얀마 시위대가 실탄에 사살당했고, 그 이전부터 집계해본다면 분명히 더 많은 숫자가 군부의 폭압에 희생됐을 것이다.

미얀마 군부의 행위는 언제나 그렇듯 역겹기 그지 없다. 이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웅산 수지 여사와 군부에 타협하려 들었던 세력의 한계 역시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는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만큼이나 더욱 역겨운 자들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을 위시로 하는 소위 서구권 정부들이다.

그들은 미얀마 군부의 행위를 규탄하면서 '민주주의' 를 회복해야 한다느니, 군부를 압박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수차례 씩 공허한 목소리를 왱왱거리고 있다. 그들은 자국의 국제자본이 세계의 독재정권과 군부독재에 부역하면서 이윤을 착취하는 것을 방관하면서, 그들을 수호하는 주제에 허울뿐인 제재와 민주주의를 외친다. 정작 노동계급의 자유를 향한 갈망을 짓누르는 것은 그들이 수호하는 자본인데 말이다!

미얀마 군부에 맞선 미얀마 노동자 인민의 투쟁이 연이어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EU 등의 국제 자본과 제국주의 세력의 후원이 아닌, 그들 스스로의 자유를 향한 갈망 속에서 투쟁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인민의 해방과 자유는 어떠한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것도, 정치인이 대신해주는 것도, 역겨운 '자유민주주의' 열강이 대신해주는 것도 아니다.

오직 저항하는 노동자 인민 그 스스로가 쟁취할 수 있을 뿐이다. 미얀마 군부파쇼들의 투쟁에 맞서 우리 아나키스트 연대 또한 미얀마 인민들과 연대한다.


"미얀마 시민들이 전하는 참혹한 유혈 현장...군부 실탄 사격으로 최소 4명 사망" :

http://naver.me/xkxS9O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