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바쿠닌
나는 헌법도, 법률도 신뢰하지 않는다
시민 조지 허웨이 씨에게 보내는 서한
친우여. 내가 쾰른에서 편지를 보낸 이후(그 편지를 받아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단 한 단어도 쓰지 않았네. 그때로부터 많은 것이 바뀌었지. 하지만 우리의 우정은, 우리가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는 바뀌지 않았다고 믿네. 우리에게 필요한 사상과 우리에게 필요한 영감은 변하지 않았네. 나는 우리가 다시 만난 그 순간, 우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것이라 믿네. 나의 신념은, 나의 종교는 지난 몇 달간의 모든 문제와 비참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공고하네. 그리고 나는 희망을 잃지 않았네. 오히려 나는 환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세상을, 파괴를 향해 달려가는 세상을 볼 수 있었네.
슬라브주의에 대해서는 해야 할 말이 많네. 그리고 자네도 이것을 즐길 것이라 보네. 하지만 나는 이 주제로 책자를 쓰고 있기에 자네나 나를 지치게 하지는 않으려 하네. 내가 쓴 글을 조만간 읽을 수 있을 걸세. 오늘날 독일은 더 흥미롭고 단일한 장면을 제공하고 있네. 독일에서는 유령들의 전쟁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버린 그림자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네. 그리고 매순간마다 그들의 셀 수 없는 약점이 드러나고 있네. 공식적인 반동과 공식적인 혁명이 무의미하고 멍청하게 다투고 있다네. 그들은 그들의 공허한 구호와, 당당하고 중차대한 철학적 종교학과, 정치-시적인 내용들을 백주대낮에 드러내고 있네. 이 유령이 독일인들의 뇌를 장악했네. 아니 정말로, 우리 반복적으로 말해온 것처럼, 이것이 부르주아지와 구시대 문명의 귀결이라네. 우리는 우리가 말하는 것을 믿어도 될 것 같네. 하지만 우리는 그 귀결이 이 방식으로, 이렇게나 멀리 갈 것이라고는 상상을 해본 적도 없었네. 반동세력은(가장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반동을 뜻하는 것이네) 시대가 도태시킨 사상이네. 하지만 혁명세력은 생각보다는 본능을 대변하는 것이네. 그리고 그 혁명세력은 첫 투쟁이 본능적으로 진행되도록, 아니, 스스로가 본능 그 자체인양 행동하고 선전하여야 하네. 그렇기에 철학자들은,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은, 주머니 속에 작은 체계를 준비하고 끝없는 바다에 한계와 제약을 두려는 이들은 멍청하고 무기력한 것이네. 이들은 본능을 빼앗겼고, 대양의 파도 안으로 뛰어들기를 두려워하네. 하지만 친구여, 혁명은 거기에 있네. 혁명은 모든 곳에 있네. 혁명은 행동하고 소요를 일으키는 것이네. 나는 모든 곳에서 혁명을 느끼고 발견하며 반동을 두려워하지 않네. 조지. 자네가 그토록 싫어하던 프루동이, 이제는 파리에서, 문자로 된 정치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언가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나. 프루동은 그의 위대한 용기를 보여주었네. 그는 사악하고 위선으로 가득 찬 세계에서 그의 웅변은 고귀함으로 가득한 실질적 행동이었네. 만약 프루동이 권력을 획득했다면, 그리고 그의 부정적 교조주의가 긍정적인 것이 되었다면 우리는 아마 프루동과도 싸워야 했을 걸세. 프루동도 그 맥락에서 약간은 체계에 의존하니까 말일세.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네. 그리고 자네는 어찌되었든 프루동이 위대한 용기와, 흠망 받을 만한 가치를 보여주었음을 인정해야 할 걸세. 어쨌건, 나는 의회에서의 논의를 거의 고려하지 않네. 의회의 생명은, 제헌의회든 국회든 간에 이제 끝났네. 누구라도 의회의 문제를 솔직히 대면하면 그들이 의회라는 낙후한 형태에 더 이상 관심이 없거나, 최소한 제한되고 비이성적인 관심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걸세. 나는 헌법도, 법률도 믿지 않네. 최선의 헌법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네. 나는 다른 것을, 열광과 생명을, 법이 없기에 자유로운 세계를 원하네. 하지만 빈에서의 협상은 흥미롭네. 빈에서의 협상은 우리에게 제국이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이해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네. 오스트리아의 몰락은 우리 슬라브족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혁명을 위한 것이기도 하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개입할 것인가, 아닌가? 이 질문은 나를 두렵게 하지 못하네. 부르주아들은 이탈리아에서의 전쟁이 총력전이 될 것임을, 그리고 그 총력전이 대혁명을 야기할 것임을 명백히 예견했네. 루게가 도착했네.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는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 중 하나로 불리고 있네. 나는 아직 그를 만나본 적이 없네.
잘 있게, 친구여. 이만 줄이겠네.
M.B.
부인, 조르지스토가 나에게 답장하도록 말해줘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파리에서는 무엇을 하십니까? 겨울을 그곳에서 나실 겁니까? 어떻다 하더라도 우리는 조만간 만나게 될 것이고, 서로에게 할 얘기가 많을 겁니다.
사랑을 담아.
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