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공산식당
“내일 어느 대도시에 포위 또는 그와 비슷한 종류의 재앙이 닥친다고 하자. 여러분은 공산주의 사상이 금세 실현되려고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빵’의 문제, 즉 모든 사람에게 먹을 것을 공급하는 문제가 그 도시의 긴급한 문제가 되고, 어떤 개인의 노동에 대한 보수 같은 문제는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각각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료품의 공동저축에 대해 각자가 나누어 받을 몫을 요구할 권리가 될 것이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사람은 자신의 노동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고 부르주아적 법칙을 계속 되뇌는 동안, 아나키스트가 줄곧 주장해 온 것이다.
바야흐로 서구 여러 국가는 여러 재앙의 시기와 계속 조우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공산주의적 조직관을 향한 첫걸음으로 공산식당의 관념이 얼마나 급속하게 각처에 만연하고 있는지를 본다.
파리에서 마부와 자동차 운전수 노동조합은 공산식당 포포트 코뮤니스트(Popotes communist)를 개시했다. 포포트란 작은 식당을 뜻하는 은어이다. 물론 그것은 아직 아주 작은 일에 지나지 않지만, 남성, 여성들에 의해 창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자산은 모자라다. 그리고 당장 그들이 해내려는 것은 매일 삼백인분의 점심 식사와 저녁 식사를 공급하고, 자유식당-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돈을 내고, 돈을 낼 수 없는 사람은 대가 없이 -을 제공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 조합에 속하지 않은 사람의 부인이 그녀와 그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원해서 온다면 우리는 그것을 거절해야만 하는가?” 이것은 포포트의 조직자들이 그것을 개시한 당일, 스스로 던진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해답은 명확히 다음과 같았다. “물론 거절해서는 안 된다. 아니, 오히려 환영해야만 한다. 우리가 해내려는 일은 자유식당을 바라는 그 사람들이 사기꾼이 아니라는 무언가의 증명을 얻는 일이다.” 이렇게 해서 그 결과, 자유식당의 반은 매일 조합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 무료급식소가 아닌가. 하지만 만약 어떤 이유에서인지 집에서 그 집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 텐가. 집까지 식사를 배달해주어야 하는가?” 전에 어느 비평가들이 우리에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공산식당은 식사를 분배하는 방법을 쉽게 찾아낼 것이라고 답했을 때, 그들 천박한 식자들은 이 ‘아나키스트의 공상’을 비웃었다.
그럼에도 파리의 르두와엥(Ledoyen)이라는 저명한 한 음식점에서는 이미 이것이 실행되고 있으며, 그 음식점이 군인의 부인들의 부엌이 되고 있다는 것을 오늘 우리는 에밀 푸제(Émile Pouget)의 서명 하에 『사회전쟁 La gueule social』지에서 읽었다.
평범한 음식점에서의 일상 식품인- 즉 스프와 야채와 고기, 더구나 모두 최상품인 -2,400인분 정도의 식사가 매일 제공되거나 혹은 분배되고 있다. 이 음식점 안에는 특별실이 있는데, 그것은 직접 재료를 가지고 오는 부인들을 위해 비워져 있다. 그 부인들은 주위의 모든 것이 출정한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요인이 되는 집에 있는 것보다도 음식점에 오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두 번째 문제다. 우리의 주된 목적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식사를 보장하는 일이다.”라고 조직자들은 말한다. 그래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정에 식사를 배달하기 시작했다.
매일 제공되는 2,400인분 정도의 식사는 머지않아 고작 백인분 정도만 이 음식점 안에서 식사하고, 그 외에는 모두 밖으로 가져갈 것이다. 파리의 제8, 9, 11, 13, 17, 18, 20의 여러 구역과 교외의 두 곳에까지, 자동차로 식사를 분배한다. 각각 6,000인분의 일상 식품을 담은 큰 우유 통이 있는데, 자동차는 신속하게 그것을 분배한다.
조직자들은 말한다. 이 음식점만 해도 매일 2만인분의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 “그저 요청하시오, 주소를 알려주시오.”라고.
이 사실은 부르주아 신문기자들이 여러 가지 비판과 혹평을 퍼부은 공산주의의 교훈을, 진짜 삶 그 자체가 가르쳐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매일의 생활에 필요는 것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극히 염가로, 지불할 수 없는 이에게는 대가 없이, 그러면서도 무언가 은혜를 구걸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 공산식당을 모든 곳에 설치하는 일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동지는 각처에 공산식당을 꾸리기 시작했다. 화이트샤펠의 유대인 및 러시아 동지, 런던 중앙부에 있는 프랑스, 독일의 동지는 이미 그 극히 적은 자본을 가지고 이런 종류의 식당을 조직했다. 또한 같은 종류의 운동이 아마도 각 지방에서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알맞은 공산식당이 점차 그 활동의 범위- 직업소개소, 도서관 등에까지 -를 확실하게 확장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다수의 동지들이 서로 접촉해 나갈 수단을, 또 건설적 사업에 있어서의 아나키스트가 실제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 또는 스스로 실제적이라고 칭하는 것보다도- 왜냐하면 그들은 모든 혁명적 사상을 억압하는 -보다 실제적이고 있을 수 있는 일을 노동자에게 보여주는 수단을, 이 공산식당에서 바라는 것도 그야말로 당연한 것이다.
공산주의 사상을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은 이미 이렇게 식량을 공급하는 것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계속해서 주거나 의복의 공산제도도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될 것이다.
『프리덤』 9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