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연대
아연 주간 뉴스 단평 2020-10-11
1. [양심의 국유화는 그만두라]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 및 대체복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A씨는 2018년 8월 입영을 거부했다. A씨는 2006년 침례를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자이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전과, 총기 게임 향유 등을 이유로 그가 신실한 '믿음'을 지니지 않았다고 판단, 그의 양심적 병역 거부가 허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도대체 법원이 어떻게 개인의 주관적인 영역인 양심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마음 속 생각의 변화마저도 우리는 법원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설령 A씨가 법원이나 기사의 주장처럼 '군대가 너무 가기 싫었'던 것이라고 하여도 그것 역시 A씨의 양심에 속하는 영역이다.
법원이 국민 개개인의 양심을 판단하는 조요경 같은 것을 지니고 있다면 우리는 또한 사회주의자로서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부르주아 체제를 지키기 위해 부르주아 군대의 복무를 거부한다"는 선언은 법원이 보기에 양심적인가 아닌가.
대체복무이든 혹은 모병제이든 이러한 개개인의 양심을 국가의 입맛대로 재단하려는 시도는 끊임이 없을 것이다. 징병제를 넘어 강제적이고 폭력적인 '군대'라는 체제를 끝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병역'이라는 괴물과 맞서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할 것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11&aid=0003808736
2. [유전미필 무전땅개]
2020년 10월 1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4대 종목 군 미필 선수는 370명 중 사이버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인 선수는 165명이다. 이들이 상위 5개 사이버대학에 가져다 바치는 금액은 평균 1,031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국, 돈으로 군대를 미루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프로 선수 생명은 길지 않고, 이런 특성을 제외하고 일반인과 동일한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고민해 봐야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하며 "병역의무 연기 목적으로 사이버대학에 등록하는 선수들과 이를 활용해 수익을 챙기는 학교들의 '상생 관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발언했는데 이것이 대관절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수가 없다.
첫째로, 프로 선수는 선수들 본인이 자유롭게 선택한 직업이 아닌가? 그런데 그것 때문에 다른 이들과 동등하게 취급하지 말라니, 도대체 이것이 무슨 차별 옹호 발언인가?
둘째로, 이미 병역 연기 목적으로 선수들은 돈을 내고, 사이버대학들은 그들에게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보다 얼마나, 어떻게 더 '상생'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이 '상생' 관계는 많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왜 이 박탈감을 장려하는가?
결국 '모든 한국 남성이 동등하게 부여받은 의무'로서의 병역은 이렇게 환상임이 명백해졌다. 돈이 있는 이들은 소위 '국위선양'을 해서 합법적으로 병역을 피할 때까지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다.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키는 군대는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시간을 살 돈이 없어 군대에 끌려 가야만 했던 사병들에게 '나를 차별하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다 바치라는 주문은 이들을 노예로 취급하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런 군대 따위, 차라리 없어지는 편이 그놈의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더 낫지 않겠는가.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81&aid=0003130344
3. [자신의 신체는 자신의 것이다]
지난 7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가 위헌으로 판결난지 1년 6개월만에 정부에서 개정안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역시나 이번에도 여성의 신체에 대한 그 억압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14주 내의 임신중지만을 ‘허용’할 뿐 24주 이후의 임신중지 여성을 형사처벌하는 것으로 낙태죄의 완전 폐지가 아닌 사실상 국가께서 허용하시겠다는 임신중지의 허용 범위를 늘려주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임신중지의 권리는 그저 임신 주수에 따라서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체적, 사회적 조건과 주변 환경의 차이점을 무시한 채 국가가 임의적으로 만든 주수 기준을 통해 처벌하려는 행위는 그 자체의 부당성과 모순성을 넘어 국가가 여전히 개인 자신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여성의 신체에 대한 독점적 통제를 계속하려함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국가는 그 태초부터 여성의 신체를 그 자신의 생산수단으로 취급하며 상위층을 위한 노동력의 재생산성을 독점할 요량으로 여성의 신체를 통제하고 억압해왔다. 우리 세대에 와서도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행정부의 출산지도나 출산 ‘장려’ 정책과 같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압제는 그 형태만을 바꾼채 계속되고 있다.
이젠 그 오랜 억압을 끝낼 때다. 여성의 신체는 온전히 여성 자신의 것으로서 임신주수에 관계없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에 대해 국가는 물론이고 그 어떤 권위도 통제할 권리는 없다. 국가는 임신 중지에 대한 권리침해를 중단하고 더 이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
https://www.bbc.com/korean/54446189
4. [해산하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고 지역감염 숫자 또한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몇 주간 집회를 금지하고, 인민의 의사표현을 경찰차벽으로 어떻게든 막으려 들었던 문재인 정부의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
코로나-19 전염병 전염이 다시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다시 전염이 확산되어갔을 때의 정부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에 한반도 남쪽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사용하고, 딱히 어떤 처벌을 내리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방역조치를 취한 경험이 있음에도 2차 유행이 불거지자 정부는 강력한 억압조치를 취해왔다. 파쇼들의 집회에 대한 '엄중처벌' 과 같은 협박을 하거나, 말같지도 않은 경고로 다른 인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에 '본보기'를 보였다.
다시 코로나-19 전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닌 지금, 우리는 정부의 지난 방역 과정에서 드러난 엄청난 국가주의적, 파쇼적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 정부는 인민이 전염병의 상황에서 방역의 주체가 아니라 정부와 국가의 부속품으로 전락시켰고, 그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인민이 정부와 국가에 의존하도록 노예화했다. 인민은 다른 인민과 연대하거나 상호부조하지 못했고, 그저 정부가 무언가를 해주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로 변모하도록 국가는 강제했다.
정부와 국가는 인민을 노예화하며 수동적으로 만드는 방역정책을 중단하고, 인민들이 스스로 사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스스로 해산하라. 당신들의 권력확장 욕구는 그저 파쇼적 행태에 불과하며, 방역이라는 이름의 파시즘은 그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1935005?sid=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