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거 참패... 부정선거 음모론... 대안우파... 큭, 머리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조 바이든에게 패배했다. 일단은. 선거가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나 꿀잼이어서, 꼭 주간 단평에 미국 대선 얘기를 쓰고 싶은데, 일요일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까 가슴 졸였지만, 다행스럽게도 바이든의 승리가 선언되었다. 솔직히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빨간 자본가 파쇼가 세계 대통령이냐, 파란 정치꾼 파쇼가 세계 대통령이냐는 어떠한 것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누가 되건, 월스트리트는 월스트리트 할 거고,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 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가장 흥미진진한 것은,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에서 대규모 선거부정이 발생했다며, 바이든이 승리한 모든 지역에 대한 법적 쟁송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보인 미국의 행정력이 1980년대 수준이었음은 차치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대에 과연 대규모 부정선거가 가능한 것인가도 차치하더라도, 미국 대선의 규칙이 합리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쟁 역시 차치하더라도, 그 의혹을 제기한 본인부터가 4년 전에 그 선거의 규칙을 통해 대통령이 된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인가.

​하지만 트럼프의 땡깡은, 그리고 그 땡깡을 받아안은 소위 ‘대안우파’들의 난동은,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 올 상반기 총선에서 역사적 참패를 당하고. 죽은 자식 고환을 애무하기를 포기하지 못한 채 총선이 문재인과 중국이 작당한 부정선거였다는 말만을 반복하고 있는 어느 반도의 ‘대안우파’들과 어찌 그리 똑같은지 모르겠다. 아니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기들이 그 시스템의 이익을 보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현대적 행정체계에서 대규모 부정선거가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지능이 낮아야 대안우파가 될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대선이라는 촌극에서 가장 멋진 사실은, 트럼프가 땡깡을 부려 대통령에 대한 결정권을 연방대법원으로 넘기고, 연방대법원이 그 결정책임을 하원으로 떠넘기면, 수리적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총 투표수에서도 지고,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도 지지만, 어쨌든 선거에서 이길 수는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가!

스탈린 대원수께서 교시하셨듯, “표를 찍는 사람은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표를 세는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허울 좋은 민주주의건, 절차적 민주적이건 무엇이건, 결국 그 승자는 시스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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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역병신 이건희]

이건희가 죽은 지 어언 2주가 지났다. 그런데 이건희는 사실 죽지 않고 살아 있었나보다. 우리의 곁에 역병의 신, 역병신 (疫病神) 으로서 말이다. 지난 27일 증상이 발현된 환자가 나타났던 것이다. 즉, 이건희가 죽은 지 고작 1주일도 되지 않아서 그 현장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정권은 누누이 고했다. 집회와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집단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하지 말라고. 단순히 지양하라고 이야기했던 것도 아니었다. 대대적인 ‘탄압’ 으로까지 비춰질 수준으로 강력한 힘을 통해 막아섰다. 지난 파쇼들의 집회시도를 경찰 차벽으로 막은 것이 그 예시이다.

그런 와중에 박원순 서울 시장의 장례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운이 좋게도 그 장소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없었나보다. 거기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징조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박원순 서울 시장의 장례식에 조문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에게 정권의 지지자들은 대대적인 욕설과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인륜을 포기했다고 말이다.

그리고 어언 10월이 되어 이건희가 죽었다. 이건희가 죽은 뒤 장례식은 시작됐고, 수많은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 위험하다는 그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그렇게나’ 안전을 중시하는 정권이 이건희의 장례식에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드는 것은 막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이기에 허용했다는 것은 핑계고 말이다.

어랍쇼, 이건희가 죽은 장례식장에 집단감염이 퍼지기 시작했다! 참 기이하다. 실외에서의 집회는 분명 집단감염의 위협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내에서의 모임은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허용해주고 안전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아니면 혹시 이건희가 정말로 역병의 신이 되어 장례식장에 나타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인가?

정부는 파쇼건 사회주의자건 모든 인민의 집회를 막아서거나 축소하려는 시도를 그만두고,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부르주아, 정재계 인사들에 대한 일방적 싸고돌기를 그만하라. 그리고 집회와 단결의 문제를 인민에게 맡기고, 당신들은 알아서 꺼져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역병신 (疫病神) 이건희 회장님께서 그 힘을 사용하여 당신들을 단죄할 것이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63251_32524.html


3.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 생각하셨어요?]

서울시가 '동대문-충무로-남산-명동-남대문시장'을 연결하는 퇴계로를 보행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미 명동역 인근 퇴계로2가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광희동 사거리까지 1.5km 구간에 대해서는 이달 말 도로공간재편 사업을 완료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 6~8차로를 4~6차로로 줄이고 보행로 폭을 최대 3배까지 확대하는 사업이었다.

물론 도심을 시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녹지를 조성해 도심 대기 오염에 대응하는 것 자체는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구간을 늘 지나쳐야 하는 이들에게도 이것이 반가운 것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 구간을 늘 이용하는 이들은 알겠지만, 이 구간은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언제나 트럭, 오토바이 등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그리고 그들은 늘 짐을 한껏 싣고 다닌다. 이것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 공간을 경제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늘 가득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울시의 위와 같은 계획이 정녕 시민들의 도심 접근성을 높이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며, 나아가 주요 이동 구간의 차선을 좁히고 보행로를 3배 가량 확장하는 것은 이 구간을 더욱 지옥같은 통행난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제발 공무원식 탁상행정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서 자화자찬 하지 말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3&aid=0010173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