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같은 중대한 시기에 일부 정치인·학생 및 근로자들의 무책임한 경거망동은 이 사회를 혼란과 무질서, 선동과 파괴가 난무하는 무법지대로 만들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사회혼란의 여파는 수출부진과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면서 노사분규와 실업이 증가함으로써 사회불안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어 문자 그대로 우리국가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하지 않을 수 없다.]

​여의도에서 모든 집회가 금지되고, 도로는 봉쇄되고, 대중교통도 막혔으며, 차량검문이 실시되었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시기에, 감히 헌법적 기본권인 집회 · 시위의 자유를 행사하겠다는 민주노총의 폭도들을 막아내기 위한 엄중한 결단이었다. 그리고 이 결과로 경찰병력은 수개의 1인시위를 성공적으로 분쇄하고, 조합원 1명의 신병을 구금하는데 성공했다. 참으로 구국의 결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을 경계한다면서, 왜 “1인” 시위를 막고, 왜 1인시위를 하기 위해 당연히 거리를 두는 대오를 막기 위해 전혀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경찰병력 스크럼을 짜고, 왜 하필 집회시위의 제한 기간이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12월 9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높으신 분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불순분자를 때려잡는 것이니 구국의 결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평의 제목은 40년전 1980년 5월 18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전두환이 최규하 당시 대통령의 입을 빌려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1980년에도 대머리 살인마가 이끄는 반란군의 머리통을 날려버렸으면, 굳이 경거망동할 이유도, 사회혼란이나 사회불안을 걱정할 이유도 없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2020년에도 의회를 날려버리거나 노동권 제약시도를 날려버리면 굳이 1인시위 안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대충 한국식 구국의 결단이라고 치자.

1980년 5월 18일, 전두환이 최규하에게 제목과 같은 말을 대독시킨 이후, 광주에서는 인민대중이 이에 맞서 분연히 일어나 저항하고 투쟁했다. 끝.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2212



2. [보호 받아야 할 쪽은 반대편이다]

프랑스에서 마크롱 정부의 ‘포괄적 보안법’에 대항한 투쟁이 2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보안법의 24조 항은 경찰의 심리적, 신체적 피해를 가할 목적으로 경찰의 얼굴이나 신원 확인 가능한 정보가 담긴 사진을 촬영하여 공개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으로

징역 1년에 벌금 4만 5000유로(약 6000만원)까지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사실상 경찰의 폭력적 행동에 대한 고발을 제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찰의 민간인에 대한 폭력, 특히 인종차별적 폭력사건이 빈번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방위를 위한 보도와 정보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뿐이다. 마크롱 정부는 경찰에 대한 폭력이나 보복을 부추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은 가해측과 피해측을 완전히 반대에 배치하고 있다.

경찰의 보안법이 예고된 이후에도 시민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휘두르며 시위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11월 23일에는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난민지원단체가 오갈 데 없는 아프가니스탄 이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텐트를 경찰이 폭력적으로 철거하면서 기자까지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11월 25일에는 미셸 제클레르라는 흑인 가수를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4명의 경찰이 20분 동안 집단 구타하는 영상이 올라와 분노를 샀다.

폭력과 인종차별을 일삼는 경찰은 신원 보호를 하면서 흑인과 난민들이 겪는 고통에선 눈을 돌리는가? 시위대의 마스크는 벗기고자 했으면서 경찰에겐 넷상에서의 마스크까지 씌워주고자 하는 마크롱 정부와 그 법안을 규탄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15&aid=0004462055



3. [위대한 결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과오에 대해서 사과를 하겠답시고 물꼬를 틀었다. 참으로 ‘위대한 결단’ 이 아닐 수 없다. 탄핵이라던가, 대통령들의 구속 등에 대해서 대대적인 사과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을 보았을 때, 확실히 나름대로 전향적으로 보이기는 하다. ‘정치인’ 들과 의회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자들의 눈에는 말이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사과일시로 꼽고 있는 날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날임을 감안해보자면 더더욱 그렇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9년 중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로 노동자 대중이다. 이 ‘노동자 대중’ 의 기준은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노무자라고 생각되는 노동자가 아닌 피착취대중. 혹은 피지배계급을 일컫는, 무산계급을 의미한다. 탄력근로제의, 여러 경제정책의, 그리고 노동조합 파괴의, 검열과 탄압의 피해를 입었던 무산계급은 그 어떤 계급 (어차피 남은 계급은 단 하나 뿐이지만) 보다도 많은 피해를 입은 계급이다. 그럼 김종인 씨는 대체 누구에게 사과를 하려고 하는가? 무엇에 대해서 사과를 하려고 하는가?

김종인 씨가 사과를 해야 할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동자와 인민에 대한 검열, 탄압, 착취에 대한 것. 그리고 사과로만 끝날 문제도 아니다. 진정 그 자가 과거 정권의 그러한 탄압, 착취에 반성을 느낀다고 하면, 자신 스스로 그 계단을 내려오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노동자, 인민에게 힘을 돌려주는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전히 부르주아들의 독재체제 속에 있는 상황 속에서 저러한 사과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신은 ‘정치인’들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사과를 한다고 했을 때, 당신의 사과는‘인민’이 아니라 인민들을 대변한답시고 국회에서 거들먹거리고 있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어떻게든 그 국회에 나서겠다고 헉헉대는 정치인들을 향할 것이다. 당신과 ‘국민’이라는 관념의 힘이 되어 주겠답시고 나서는 정치집단의 말뿐인 사과, 허울뿐인 정책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집권세력을 포함한 당신들이 완전히 사라지며, 노동자 인민의 직접적인 민주적 체제 확립만이 당신들이 그렇게나 울부짖는 ‘민주주의’를 향한 길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8&aid=0002523087



4. [노동조합은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다]

청년유니온의 그간 행적에 대해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청년유니온은 한국 사회에서 세대별 담론의 선봉에 서서 시민단체로서 중요한 성과들을 많이 만들어 왔다. 하지만 노동조합으로서의 청년유니온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던 것이 금번 이 기사 때문에 더욱 증폭되었다.

청년유니온은 2020년 12월 5일, 청년유니온 10주년 기념식에서 "(청년유니온은) 청년이면 누구든 상관없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일터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든지 당신을 대변해서 우리(청년유니온)가 나설 수 있다"고 이채은 위원장을 통해 발언했다. 청년유니온 2기의 슬로건이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질러라'였다고 이야기한 것과는 다소 다른 지향점을 밝히고 있는지라 어느 쪽이 청년유니온의 방향성인지 명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우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은 누군가를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 한 명 한 명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모여서 활동하는 단체다. 이 과정에서 단체교섭권, 단체협약권 등의 의사결정을 투표로 결정하여 위임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것 역시 조합원을 '대신하여' 노동조합이 싸운다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결국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 의사결정 후 투쟁에 돌입하는 주체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 노동자 그 모든 개인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청년유니온이 한국에서 청년 노동 담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유니온이 보다 명확한 노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미 10년을 이어 오며 많은 조합원을 확보한 청년유니온의 영향력이 결코 한국 사회에서 적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다시 한 번, 청년유니온이 노동조합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하여 주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8&aid=000252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