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개새끼에게도 짖을 자유는 있어야 한다.
Subtitle: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에 즈음하여
Date: 2020.8.24

● 각오가 된 것이라 믿는다

​ 2020년 8월 15일, 사랑제일교회의 담임목사 전광훈과 그 교인들, 그를 위시한 극우 세력은 그간 한국 사회가 암묵적으로 합의하여 지켜온 룰을 박살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있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시민들은 이를 전파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와 타인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들은 집회를 진행하며 최소한의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타인이 감염되라는 저주와 함께 길거리 곳곳에 침을 뱉는 등의 명백한 백색 테러를 감행하였다. 이로 인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국 사회에서 다시금 폭발적인 급증세를 띠게 되었다.

아울러 이들은 진단검사가 특정한 세력을 격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진단검사 결과가 확진임에도 병원을 탈출해 넓은 동선으로 탈주극을 벌이고, 병원과 어린이집 등 사회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이들이 있는 기관이 확진자 발생 때문에 폐쇄되게 하는 등 각종 사회 문제로 사회 공동체에 말로 다하기 어려운 불안을 퍼뜨리고 있다.


● 진단검사와 치료에 협력하라

​ 우리는 묻는다. 당신들에게 이 땅에서 당신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왜 이런 엄청난 테러를 감행하는지. 당신들의 공동체를 제외하고는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갈 마음이 없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즉각 이런 행동을 중단하고 당신들 스스로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진단검사와 치료에 집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당신들이 우리와 함께 이 땅에서 공동체를 구성해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과 합심하여 모든 노력과 직접행동을 강구하고 실행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 공동체 구성원 전원을 적으로 돌리는 일을 감행했으면 그 후폭풍은 분명 각오가 된 것이라 믿는다.


●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파시즘을 부활시키지 말라

그리고 우리는 이 기회를 이용해 시민들의 자유를 제약하는 정부의 태도에 커다란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감염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목 하에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고 긴급 체포, 최고형 구형 등의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크게 착각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성공적인 방역을 기대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감히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권리인 자유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를 낳는다. 아무리 의도가 선하다 할지라도 체제는 늘 이런 공포를 먹이 삼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전체주의를 공고히 하여 왔다.

묻는다. 과연 집회가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주범인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수개월 간 집회가 있는 곳에 반드시 감염의 확산이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정부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정부의 이 공포 조치에도 단호히 거부의 의사를 밝힌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되지 않았던 것은 시민들 개개인이 위생에 유념하고 스스로의 건강, 내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워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시민들은 결코 정부의 강제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정녕 사랑제일교회 교인을 위시한 이들의 생명과 한국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그들을 협박하여 자극할 것이 아니다. 이런 행동은 그들에게 그들이 정부라는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이상한 환상만을 갖게 하여 둘 중 하나가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 치킨 게임만을 불러올 뿐이다. 또한 온갖 강력한 규제로 이들을 제압하고 난 다음 그것이 다른 곳을 향하지 않는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때문에 우리는 정부에 즉각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모든 발표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급하지 않다면 모임을 자제하는 것도, 진단검사에 적극 협력하는 것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안전과 주변인에 대한 배려로 그렇게 할 것이다. 마스크 착용을 ‘명한다’는 등의 우스운 문구나 ‘최고형을 구형한다’는 등의 가소로운 협박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한 정권의 말로가 늘 어떠하였는지는 굳이 덧붙이지 않도록 하겠다.